교회 성장을 위한 평신도 그룹 키우기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4/29 [01:36]

교회 성장을 위한 평신도 그룹 키우기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4/29 [01:36]

▲ 교회 성장을 위해 평신도 전문 그룹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성도 50여 명 안팎 교회를 섬기는 A 목사는 최근 적지 않은 고민에 빠졌다. 영상과 음향을 담당해온 전도사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혔고, 성도 훈련을 담당해온 사역자도 개인 사정으로 더는 교회에 출석하기 어렵게 됐다. 여유가 있다면 사역자 공고라도 낼 수 있겠지만, 교회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한 이유로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결국 A 목사는 지역 게시판에 무료로 은혜로 봉사를 해줄 봉사자를 찾는다는 구인 광고를 내고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B 목사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그의 교회도 몇 해 전 전문 사역자가 사임했고 교회 사정상 외부 인사를 채용하기가 힘들었다. B 목사는 설교 광고 시간을 이용해 성도 중 음향 또는 영상에 재능이 있는지를 물었다. 다행히 한 성도가 이에 응했다. 서툰 부분도 있었지만, 성도들이 서로 이해하고 잘 이겨냈으며 지금은 전문 사역자 못지않게 교회 일을 돕고 있다. 

 

▲ 각자의 재능을 끄집어 내는 것은 필요성이 아닌 달성하고자 하는 미션에 중점을 둬야 한다.

 

교회에는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단지 직업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취미, 배경, 입맛도 다 다르다. 교회 내 조직과 사역에 따라 재능을 열심히 펼치고 있는 성도도 있겠지만 예배용 의자에 앉아 찬송가 부르다가 말씀 듣고 돌아가는 성도에게도 잠재된 어떤 재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신도의 재능과 사역 포커스는 주로 선교 쪽에 방향이 맞춰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교회 성장을 위해 이제는 교회 내 평신도의 재능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미 동부에 자리한 한 한인 교회는 지난해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보 및 법률 지원 차원에서 교회 내 평신도로 이뤄진 전문인 그룹을 적극 활용했다.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 속에서 교회가 받을 지원과 성도에게 필요한 구호 등 당시에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만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교회가 스스로 해결해 나갔다는 평가다. 

 

▲ 1인 목회자 중심의 교회 운영은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다.

 

뉴욕우리교회(조원태 목사)의 경우는 교회 내 전문인력을 통해 대 사회 영향력을 키운 사례로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팬데믹이 본격화되면서 뉴욕우리교회는 의료, 법률, 복지 등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사역팀을 교회 내 전문인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교회는 물론 지역 사회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에게 양질의 정보와 도움을 줬다. 당시 언어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들이 교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교회 내 전문인 그룹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이를 새로운 교회의 성장 및 전도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북미주 KCBMC 폴현 사무총장은 지난 코로나 19 구제와 관련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회 내 자영업 또는 중소규모 기업을 운영하는 성도를 돕기 위해 교회 내 전문인들이 전략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교회 내 평신도 전문 그룹 성장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교회의 세대 교체와 미래 환경 변화를 위해서도 평신도 전문 그룹을 통한 교회 조직 구성은 중요하다. 미주 한인 교계에서는 몇 해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교회의 생존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었다. 여러 간담회와 토론회 등은 변화하는 시대와 주류로 떠오를 Z 세대로 구성될 교회 세대교체 환경을 어떻게 대응하고 복음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 평신도 사이에도 리더십이 중요하다. 전문 교육 과정도 있어 눈길을 끈다.

 

클레어몬트 신대원 이종오 부총장은 “4차 산업 시대와 마주한 교회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목회, 목회자 중심 교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며, 데이터 확보를 위한 평신도 그룹 활용을 강조한다. 요지는 변화하는 빠른 환경에 교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목회자 스스로가 데이터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평신도 전문 그룹에 대한 중요성은 평신도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자칫 이것이 목회자의 영역까지 침범하게 될 것인지, 평신도 리더쉽은 어떻게 길러내야 하는지는 아직 과도기적 단계로 보인다. 오렌지카운티에 자리한 한 한인 교회에서 평신도 그룹 리더로 일하는 A 간사는 “과거처럼 사람이나 조직이 중심이 되어 이뤄지는 교회 운영은 큰 위기에 닥칠 것으로 본다. 이번에 펜데믹을 겪으면서 특정직을 맡은 전도사나 목회자 등의 부재로 인해 사역이 멈춘 교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의 재능을 끌어낼 수 있는 토양은 부족하다. 씨앗은 많은 데 뿌릴 사람과 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국 특정 인물과 사람으로 움직이는 교회가 아닌 또렷한 비전 아래서 평신도 전문가 사역자들이 항시 교회를 움직이는 축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팬데믹보다 더 나쁜 상황이 오더라도 교회가 생존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평신도 리더십 또는 그들의 재능을 끌어내는 데 있어서 접근법은 쉽지 않다. 미 복음주의 루터교회 티모시 시버그 집사는 미니스트리와 리더십 분야 전문가 중 하나로 통한다. 그는 사역 전문 네트워크 커뮤니티인 미디스트리 매러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평신도 리더십을 길러내는 데 있어서 살펴봐야 할 부분들을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을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로 본다면 봉사하고 이끌기 쉽다”고 말하며 평신도를 끌어내는 미션과 스토리가 일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단순한 필요성에 의한 접근이 아닌 자신의 재능이 미션에 부합하는 것임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평신도 리더를 키우는 것은 기존 교회 목회자의 리더십과 갈등을 낳을 가능성도 크다.

 

평신도 육성과 리더십과 관련해서 미국 남침례교단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에서는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위한 사역학 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올해 봄 학기부터 온라인을 통한 수업을 진행했다. 

 

교회 내 성장과 지속성을 위해 평신도의 역할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앞서 예를 든 사례처럼 가장 단순한 교회일을 위한 사역자에서부터 4차 산업과 같은 패러다임에 교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바뀌는 세대를 위한 새로운 교회 훈련 등을 위해서도 이제는 목회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교회 운영은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평신도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며 리더십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환경 자체가 미흡한 상황과 여전히 목회자 중심 교회 운영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경우라면 앞으로 교회 내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붉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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