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성도 안 찾는 교회, 혼자서도 예배 잘한다는 성도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4/01 [05:35]

떠난 성도 안 찾는 교회, 혼자서도 예배 잘한다는 성도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4/01 [05:35]

알고 지내는 A 집사님은 최근 부쩍 등산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많이 올린다. 처음에는 그냥 건강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시나 보다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진이 올라온 날짜를 한번 살펴보니 의외로 주일날이 많았다. 뭐 그분의 사정이 있겠지만, 넌지시 메시지로 “주일에 교회 안 가세요?”라고 물어보니 대답은 “산에 가면서 예배합니다”였다. 그리고 “요즘 신앙이 더 깊어졌어요”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후 안부를 묻기 위해 주중에 한번 티타임을 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깊어진 신앙’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리해보자면 출석하는 교회가 팬데믹 이후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됐고,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차츰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가 익숙해졌다고 한다. 중간에 한 번 행정명령이 완화되면서 교회 야외 예배가 허용됐을 때 출석을 했는데 생각보다 적은 사람들에 놀랐고, 평소에 교회 내에서 보기 불편했던 인물들을 다시 접하면서 그냥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다 점점 실시간이 아닌 본인이 조금 편한 시간에 녹화된 것을 유튜브 등을 통해 보는 것이 편해졌고, 그 시간에 출석 교회만이 아닌 다른 교회 설교까지 함께 들으면서 다양한 말씀을 접하게 됐다고도 한다. 음식도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 것처럼, A 집사는 여러 말씀을 듣다 보니 자신에게 맞는 교회 목회자를 찾게 됐고 요즘은 출석교회 말씀보다 그 교회 영상을 더 자주 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들어서 편안해지는 말씀을 통해 본인의 영혼도 나아지고, 신앙도 깊어졌다고 하니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뭐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한 그 동안 교회 출석 때문에 활용할 수 없는 주일 오전 시간을, 유튜브로 설교를 들으며 등산이나 하이킹을 갈 수 있어서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산 정상에서 듣는 찬양과 말씀의 은혜로움을 아느냐며 나에게도 권하신다. 

 

요즘 주변에 생각보다 이런 분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크리스천이지만 교회에 염증을 느껴 나가지 않은 이들을 ‘가나안 성도’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교회를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아예 교회에서 멀어진 이들은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그런데 이분들이 한 가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신앙을 지켜나감에 있어서 교회 공통체의 역할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교회를 거치지 않고 개인과 하나님과 만남에 더욱 무게를 두는 경우가 느는 것 같다. 특히나 신앙의 가치를 개인주의 중심으로 놓게 되면 거기에는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가 음식을 골고루 함께 먹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편식을 하게 되면 영양이 부족해지면서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신앙을 개인주의에 중심을 두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듣고 싶은 것, 나에게 달콤한 것만 찾게 되고 결국은 신앙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골고루 영양 있는 식단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것처럼, 신앙 역시 교회 공동체를 통해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바탕으로 영양가를 키워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다들 교회 위기, 미래에 대한 우려를 말하지만 정작 심각한 것은 바로 팬데믹 동안 방역을 이유로 교회 공동체가 갈라지고 개인주의적 신앙을 쫓는 성도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한 자택 대피령도 해제되고, 심지어 교회 실내 예배가 허용되는 시기가 왔으니 그만 교회에 나가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A 집사는 “교회에서 안 찾던데?”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졌지만, 또 한쪽에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소위 교회 내에서도 안 나와 주었으면 하는 성도와 꼭 필요한 성도를 구분해서 이른바 구조정을 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정말 둘 다 소문으로만, 그냥 루머였으면 하는 소식이다. 교회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교회와 개인주의적 신앙을 쫓는 성도 간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는 느낌이다. 조속히 해결해야 할 팬데믹이 낳은 또 하나의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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