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성경 읽기(51) - 하나님이 제물을 다루시는 마음은, 어두육미이었듯

김동문 선교사 | 기사입력 2021/03/02 [03:13]

문화로 성경 읽기(51) - 하나님이 제물을 다루시는 마음은, 어두육미이었듯

김동문 선교사 | 입력 : 2021/03/02 [03:13]

▲ 양과 염소들이 들판에서 쉬며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들판은 평지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이 기억납니다. 계란 하나도 귀했기에, 도시락 반찬으로 계란후라이를 덮은 도시락을 학교에 싸오는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때도 떠오릅니다. 그 어린 시절에 제가 들었던 한자어 사자성어 가운데 어두육미(魚頭肉尾)가 있었습니다. 생선은 머리가 맛있고, 고기는 꼬리가 맛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말은 진실이 아니지요. 생선의 몸통 살을 자기가 안 먹고 자식에게 주기 위해, 고기의 살코기를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게 하기 위한 어른들의 새빨간 거짓말이었지요.

 

어두육미, 문득 레위기에서 하나님이 이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을 느낍니다. 어떤 말씀을 저는 이렇게 느낀 것일까요? 오늘은 같이 레위기의 제사 풍경을 떠올려 봅니다. 레위기 하면 선뜻 다가오는 부담감이 있을 듯합니다. 동물을 잡고 잡는 구절만 기억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한 마리 양이 바쳐지는 현장을 떠올려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도축장과 정육점 풍경이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제물을 바치던 그 현장으로 다가가 봅니다.

 

▲ 어린 양떼들이 풀을 뜯다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1년 이상 된 수양의 경우 70-80킬로그램에 이른다.

 

성경 속으로

 

화제로 드리는 음식이요 향기로운 냄새라 모든 기름은 여호와의 것이니라”라는 표현이 레위기에 자주 언급됩니다. 향기로운 냄새, 화제. 그냥 이 단어만 보면 쉽게 좋은 냄새, 향기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냄새는 어떤 냄새였을까요? 양이나 염소 등에서 나오는 모든 기름 종류였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과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 곧 허리 쪽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꺼풀을 콩팥“ 등이었습니다.

 

잠시 양 한 마리에 대해 짚어봅니다. 성경에서 묘사하는 기름진 꼬리를 가진 1년 된 건강한 수양 한 마리면, 몸무게가 70-80킬로그램 정도가 됩니다. 이 한 마리 양을 잡아서 부위별로 정리하면, 40퍼센트 정도가 고기 부분이고, 다른 부분이 내장과 기름 부분입니다. 양이 다른 동물보다, 아니 성경 속 양이 다른 동물보다 기름 부분이 많습니다. 내장을 제외하고도 40킬로그램 이상이 기름입니다. 꼬리에 붙은 꼬리 기름만도 8-10킬로그램에 이릅니다. 고기 부분은 그 비중을 크게 생각하면, 35킬로그램 안팎일 듯합니다.

 

이 가운데 제사장의 몫으로 가슴 부위와 오른쪽 넓적다리입니다. 5-6킬로그램 정도가 될 듯합니다. 결국 화목제물의 1/2이 넘는 기름 부분은 하나님께, 1/10도 안 되는 몫은 제사장에게, 나머지 40퍼센트 정도는 예물 드리는 이가 누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80 킬로그램 정도의 수양 한 마리를 잡았다고 할 때, 거의 50킬로그램 가까운 내장과 모든 기름, 이것을 하나님께서 태우라고 하십니다.

 

▲ 무슬림의 명절을 맞이하여 양을 잡고 있다. 한 마리의 양을 잡고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부위별로 쪼개는 등의 일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 김동문

 

이 엄청난 양의 기름 부분을 태울 때의 냄새가 어떠하였을까요? 어떤 분들이 떠올리는 곱창구이 냄새와는 아예 다른 것을것일 듯합니다. 이런 정도의 기름을 태우려면, 그 부산물 무게의 2배에서 6배 정도의 땔감, 화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면 80킬로그램에서 240킬로그램의 땔감을 태워야 했습니다. 완전히 태우려면, 최소한 종일 걸렸을 것입니다. 그 시간 동안 기름 타는 냄새가 제물을 바치는 곳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역겨운 냄새로 다가갔을 듯합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양을 화목제로 바치는 이가 양을 죽이고 부위별로 나누고 하는 것에도 엄청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 정육점에서 일하시는 이들의 지혜를 구해서 확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위별로 손질하는 것, 구분하는 것, 그냥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물을 드린다는 것은, 시간, 물질, 체력도 다 쏟아부어야 하는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화제’를 다시 짚어봅니다. 그 냄새를 향기로운 냄새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앞서 짚어본 것처럼, 하나님은 양이라는 고기 제물 가운데, 살코기 대부분은 제물 바치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일부만 제사장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먹을 수 없는 부분, 먹지 말아야 할 부분만을 챙겨가십니다. 그것도 기쁘시다면서 그렇게 하십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마음이 ‘어두육미’인 것으로 다가옵니다. 제물 바치는 자의 기쁨을 최대한 배려하시는 하나님의 마음 말입니다.

 

▲ 양의 (오른쪽) 넓적다리, 제사장의 몫으로 주어지던 것이다. 한 마리를 잡을 때, 1/10 이내의 몫을 제사장이 받은 것 같다.     © 김동문

 

다시 생각하기

 

오늘, 잠시 레위기 등에서 소개하고 있는 제물 바치는 현장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사실 레위기 곳곳에서 세심하게 마음 쓰시는 하나님의 눈길을 마주합니다. 우리가 다른 곳에 한눈을 팔기에, 하나님의 그 마음을 눈치채지 못할 수는 있지만요. 성경 속 이야기는 그 현장에 있던 이들, 알고 있던 이들에게는 생생한 모습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안다는 것은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뜻합니다. 머리에만 남아있는 것은 그저 하나의 지식이나 정보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삶의 제사, 거룩한 산 제물을 드리는 예배는 어떠한 것일까요? 우리의 예배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무엇일까요? 어두육미의 마음으로 우리의 예배를 마주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계실까요? 생선의 살과 뼈를 발라주시면서, 자녀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다 하시는 어르신들의 배려 마음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헤아려봅니다. ”네 마음 내가 안다.” 하시는 하나님께, “하나님 마음 저도 조금 압니다”라고 반응을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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