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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정신적 충격, 자살위험 높이나?
자살 예방과 위기 대응
피터 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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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15 [07:1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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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은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날마다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코로나 확진 통계의 수치와 강제 칩거로 인한 단절과 불신, 죽음의 공포 그리고 경제적 불안 등의 압박이 가져온 정신적 고통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닥터들은 코로나19도 중차대한 문제지만 이것으로 인한 다른 문제들 특히 정신건강 문제들은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라고 한결같이 경고한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자살 관련 상담전화 및 핫라인 지원이 8,000% 폭증했다는 abc뉴스의 보도는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하게 한다.

 

정신과 전문의에 의하면 자살을 촉발하는 위험요소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약물사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비롯해 신체질환과 통증, 과거 자살시도 경험 등과 같은 것 이외에 상실감을 동반한 각종 스트레스 사건이 원인이라고 한다.

 

특히 자살이 일어나기 전에는 대부분 절망감과 극심한 불안을 가지는 정서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유명인들의 자살을 살펴보더라도 그동안 겪어왔던 정신질환 등이 있는 경우도 있고, 실추된 명예, 목적의 상실, 경제적 문제, 관계의 상실 등 본인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왔던 것을 상실함으로 느끼는 절망감에서 기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LACDMH 김재원 트레이닝 코디네이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정신건강국(LACDMH) 트레이닝 코디네이터 김재원씨에 의하면 이러한 유명인의 자살, 혹은 가족이나 지인의 자살은 개인에게 많은 충격을 가져다주는데, 이 때 이러한 자살행동이 타인에게도 비슷하게 일어나게 되는 ‘베르테르효과 (Werther Effect)’, 혹은 ‘자살의 전염(Suicide Contagion)’이 가장 염려스러운 점이라고 한다.

 

가장 좋은 예로, 한국의 경우 연예인 최진실씨의 자살 직후 한달간 자살의 건수가 평소보다 40%가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유명인의 자살이 개인의 자살행동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그 이러한 자살의 베르테르효과를 일으키는 배경에는 개인이 느끼는 충격과 상실감 이외에도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자살을 했을 때 사람들이 자살을 한 사람에게 보여주는 동정 등을 보면서 자살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더욱 이해해 줄 것이라는 기대라고 볼 수 있으며, 또 한 가지는 미디어가 유명인이 사용했던 자살 수단, 현장을 자세하게 보도함으로 모방의 아이디어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예인 안재환씨 사망 이후 번개탄을 사용한 사망이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18년 통계에 의하면 그해 4만8천3백44명이 자살로 죽었는데, 그 중 한인은 총233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난다. [표 1 & 표 2]

▲  [표 2]     © CDC 자료

 

또한 같은 해 미국 전체의 통계에서 자살은 10번째 사망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반면, 한인에게는 자살이 7번째 사망 원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주한인에게는 자살이 사망원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로 나타났는데, 이는 인종별 비교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따라서 한인에게는 어느 인종보다도 공중보건 문제로서의 자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표 2] 

 

그렇다면, 팬데믹이 가져온 다양한 정신적 충격은 자살의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일까?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디디허쉬 정신건강서비스센터(Didi Hirsch Mental Health Services Center in Los Angeles)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지난 2월에는 자살 관련 핫라인으로 22통의 전화가 걸려왔지만 한 달 후인 3월에는 1,800통으로 핫라인이 급증했다고 한다.

 

 

김재원 트레이닝 코디네이터는 이와 관련해 “과연 코로나19이라는 상황이 자살의 증가를 일으키느냐에 대한 결과는 2020년 통계가 집계되어 발표되는 2년 후로 미루어야 하겠지만, CDC가 그동안 자살사례들을 연구해 자살의 발생 배경을 분류해 본 결과물이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1위부터 10위까지의 모든 배경들이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이 겪는 스트레스 종류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그는 “늘어난 자살위기 전화 건수와 CDC의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볼 때, 2020년의 자살 숫자는 전년도에 비해 많이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한다.

 

 

또한 자살예방전국행동연합(National Action Alliance for Suicide Prevention)의 수석부대표인 제리 리드 박사는 “팬데믹 초기에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같은 대상(바이러스)과 맞서 싸운다는 집단정서는 사람들의 정서적 붕괴와 자살을 막아준 반면, 점차 사람들이 학교, 직장으로 복귀하는 그 시기에 어떤 이들에게는 우울감과 절망감이 높아질 수 있는데, 그 때가 자살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코로나19가 던져 준 강압적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두려움과 절망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자살 위기 또는 정서적 고통에 처한 사람들에게 연중무휴 24시간 무료로 비밀이 보장되는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전국 자살 예방 라이프 라인(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 /1-800-273-8255)’에서는 자살을 방지하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 자살예방(Prevention) – 대규모의 정신건강 캠페인, 각종 정신건강상담 프로그램의 확충, 개인과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사회와 경제적 지원 프로그램 등, 자살의 위험이 될 만한 개인, 사회적 요소를 줄이는 정부 및 사회적 노력이다. 여기에는 미디어의 역할도 크다. 미디어는 자살에 대한 선정적 보도가 개인의 자살행동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Know the Signs’ 캠페인을 통해 미디어의 자살에 관련한 보도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도 기자협회에서 자살관련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여 제공하고 있다.

 

둘째, 자살의 위험을 발견하고 개입(Intervention) –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에게 CPR을 실행하듯 자살의 초기위험신호를 발견했을 때 적절한 개입기술을 사용한다. 이는 그 개인의 자살위험을 줄인 다음, 안전히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연결하여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다. 수많은 자살의 사례들이 정신과 치료 시스템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발생한다. 또한 자살위험자들은 자살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낙인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데, 지역 커뮤니티 개개인이 자살의 위험신호를 파악하고, 적절히 질문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설득하는 기술을 갖추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지역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살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사후 개입(Postvention) – 이것은 자살시도를 하고 살아났거나, 자살 후 유족이 발생하는 상황인데, 이들에게도 적절한 공감과 도움을 제공해 도움을 받고 살아가도록 하는 장치와 도움을 주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어 김재원 코디네이터는 지역사회의 ‘생명지킴이 양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 역할을 지역 사회의 중심인 교회가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으며, 미주 한인사회 내에서는 목회자와 교회의 리더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

 

“자살예방을 교육하는 입장에서 크리스천과 관련해 가장 많은 논의와 공감을 경험한 것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입장이 되어주어야 하는가?’ 입니다. 목회자들을 포함해 많은 경우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자살해도 괜찮은가, 혹은 아닌가에 대해 답을 찾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이에게 ‘자살은 큰 죄이며 옳은 판단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자살을 막아주는 큰 힘이 되는 반면, 혹 어떤 이에게는 ‘내 이야기를 하면 공감해주지 않고 자살을 단념하게만 할 것 같군’ 이라는 생각에 마음문을 닫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살에 대한 내 신념과 태도를 표방하기 보다는 때로는 융통성 있는 자세로 그의 입장에서 들어주고 그의 신념을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목회자나 교회의 리더가 상담자가 되어 개인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 내담자 입장에서 “내 편이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 자살을 막아주는 가장 큰 동력인 셈이다. 마치 성경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예수님과 수가성 우물가 여인과의 긴 대화를 통해 마침내 여인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결국에는 새소망과 생명의 활력을 되찾기에 이르는 것처럼 상대방의 편에서 충분히 공감하고 들어주려는 자세야 말로 상대에게 희망이 되고, 삶의 이유를 찾게 해주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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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CDMH 김재원 트레이닝 코디네이터가 어시스트 자살중재기술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자살예방 핫라인 및 프로그램

 

▶자살이 임박한 위기는 곧바로 911으로 연락을 해야 한다.

 

▶LACDMH 엑세스 핫라인은 자살의 위기 등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핫라인이다. 주 7일 24시간 가동되며, 누군가가 자살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일 때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필요하면 안전을 위해 강제적 입원도 가능하다. 한국어 상담원과 통화하거나 통역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800)854-7771

 

▶디디허쉬 자살예방센터가 운영하는 위기전화 1(877)727-4747 에 전화하면 오후 4시 3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는 한국어 상담자와 자살위기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어시스트 자살중재기술훈련 – ‘자살 중재 모델’을 이용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효과적으로 돕는 방법을 교육한다. 2일 동안 총15시간의 무료강좌로 진행되며, 한국어 교재를 사용해 3월과 9월 매년 2회 열린다. 문의 jkim@dmh.lacounty.gov

 

▶QPR 자살예방교육 – 자살예방의 기본지식과 기술을 쉽게 한국어로 설명한다. 2-3시간 무료 강좌이며, 단체 및 교육기관의 요청에 따라 수시로 개최된다. 온라인 세미나로도 제공이 가능하다. 문의는 역시 jkim@dmh.lacounty.gov 로 하면 된다.

 

▶자살예방 관련 유용한 웹사이트 모음

 

American Foundation of Suicide Prevention (AFSP) 미국자살예방재단

https://afsp.org

 

Suicide Prevention Resource Center 자살예방자원센터

http://www.sprc.org

 

American Association of Suicidology(AAS) 미국자살학협회

https://suicidology.org

 

Los Angeles County Youth Suicide Prevention Project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젝트

https://preventsuicide.lacoe.edu

 

Los Angeles County Suicide Prevention Network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자살예방네트워크

http://lasuicidepreventionnetwork.org

 

Did Hirsch Suicide Prevention Center 디디허쉬 자살예방센터

https://didihirsch.org/services/suicide-prevention

 

Teen Line 십대를 위한 전화

https://teenlineonline.org

 

Suicide Awareness Voices of Education (SAVE) 자살계몽을 위한 교육기관

http://lasuicidepreventionnetwork.org

 

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 미국 생명의 전화

https://suicidepreventionlifelin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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