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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김굿 하는 나라 vs 대통령이 성경 드는 나라
피터 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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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9 [05:5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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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 창궐하던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복판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영험하다는 무당들이 모여 역병 퇴치를 위한 이른바 ‘씻김굿’ 이라는 것을 했다.

 

6월 1일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근처의 한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어올리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라고 말하며, 이에 앞서 자신은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다. 워싱턴 D.C.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쓰는 말로 흔히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표현을 쓴다.

씻김굿이나 대통령이 성경을 든 것이나 쇼업이 되었건 정치적 목적이 있건 두 경우 모두 현실 타개를 위한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행위들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기자가 상황이 발생한지 여러 날이 지나 이 두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는 후자의 경우 미국의 폭스뉴스를 제외한 CNN, NBC,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25개 메이저 언론들과 이를 받아 적은 한국의 거의 모든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시위대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기억하는가? 한국 언론들은 지금에 와서는 전혀 사실로 들어난 것이 전혀 없는, 있지도 않은 4여년 전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청와대에서 굿판을 벌였다고 몇날 몇일 뉴스를 온통 가십거리로 도배했던 것을 말이다.

 

그런데 이번엔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덜고, 역병을 물리치고 국민의 안녕을 수호하기 위한 일로 씻김굿을 했다고 앞 다투어 칭찬일색이고, 어느 언론 하나 조선시대에나 있을법한 무당들 굿판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쓴 것이 없으니, 기다리다 지금까지 보지 못하여 기자가 한마디 하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니 ‘씻김굿’이란 “죽은 이의 영혼을 깨끗이 씻어 주어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하기를 비는 굿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다분히 무속적이고 샤머니즘적인 행위인 것을 21세기 사람들이라면 모를 이 없다. 그런데 코로나19 전염병 발생이 죽은 영혼들의 원한 때문이라는 것인가. 귀신을 달래면 전염병이 물러간다는 것인가? 여기에 더해 더 놀라운 것은 이 행사를 외교부, 문화재청, KB국민은행 등이 후원하고 또 이 행사에 고위 공직자들이 제례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보겠다는 생각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어쩌다 나라가 귀신들의 힘까지 빌려야만 민심을 사로잡는 형편까지 된 것 같아 영 민망하고 안타깝다. 더군다나 세상 언론들이야 그렇다 치고 어느 교회 지도자 하나 이 일에 대해 나서서 꾸짖거나 바로 잡으려는 글 하나 쓴 이가 없다는 것이 실로 놀랍기도 하거니와 대한민국이 지금 정상이 아닌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에 반해 미국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뒤숭숭한 상황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 전역 최소 75개 도시에서 발생하고,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일어나고 있는 극도의 혼란한 상태다.

 

사건의 처음 발단이 어찌 되었든 시위가 평화적이라면 공권력이 투입되었을 리 없었을 것이다. 거리가 폭력과 광기로 무법이 되었는데 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 국가의 수장이 어디 있겠느냐 말이다. 이를 두고 뒤에서 시위를 부축이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단체가 이미 세상에 다 알려졌음에도 때는 이때다 싶어 거리로 뛰어나온 폭도들을 용호하고 나선다면 말이 되겠는가.

 

굿판이 벌어지는 나라에 자신의 이력서 종교란에 “불교를 좋아하는 천주교도이며 사돈이 목사”라고 쓰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의 장래가 밝을 것인지,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며 성경을 높이 쳐든 대통령이 있는 나라의 미래가 나을 지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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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은 사람의 몫, 결과는 하나님의 몫 Abraham 20/06/19 [09:08] 수정 삭제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결과는 하나님이 만드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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