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코로나는 정말 누구의 죄일까요?
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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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12 [00: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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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NY)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뉴욕이 난리입니다. 다음 두세 주가 고비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뉴욕이 어찌 이리 한심한가’ 남의 일 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말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어제는 타주에서 목회하는 친구가 어느 인간이 맨하탄 타임스퀘어에서 “뉴욕이여 회개하라!”며 소리치는 영상을 보내오면서 ‘뉴욕에 내린 세례요한’이라는 이름을 붙였더군요. 그래서 그런 인간들 침이나 튀기지 못하게 하고 귀싸대기 몇 대 갈기라고 했습니다. 저도 스트레스가 쌓이니 인내심이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렵고 홀로 아픈 것도 힘든데 죽음을 혼자 맞이해야 하는 기가막힌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데 도울 수가 없고, 죽어가는데 곁에 있을 수 없는 잔인한 현실입니다. 교인 가족이 세상 떠났다는 소식이 오는데 장례를 치룰 수도 없다고 합니다. 너무나 마음이 아픈 현실입니다.

 

교회가 ‘필연적 사업체(essential business)’가 아니기에 문을 닫으라고 정부가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어기면 목사가 잡혀가고 교회 건물 폐쇄조치가 내려진다 합니다. 봄날 화창하고 예배당 앞뒤로 새들 노래소리가 시끄러운 아름다운 날인데, 예배당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나라에서 교회는 문닫으라 하지만 감당해야 하는 사역이 있으니 사역자들은 무슨 비밀 범죄단처럼 마스크 착용하고 숨어숨어 일하느라 바쁩니다. 목사라고 병원에 아픈 교인 심방가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교회는 교인들의 삶 모든 것에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는데 이번에 보니 아닙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목사로서 교인 여러분께 죄송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기도합니다. 사람이 못하니 하나님이 하시기만 간절히 빕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나님 징벌이라고 핏대를 올리며 설교도 하고 어떤 이들은 우리를 겸손케 하려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라고도 말하는데, 저는 그냥 빨리 코로나가 물러났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사람들 아프게 하고 다량으로 죽이려고 벼르고 있다가 이때다 하고 코로나를 퍼트리시는 분이라고 저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하나님이라면 그런 말 쉽게 하는 목사들 부터 징벌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 많이 죽이면서 겸손케 하시려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말 하는 사람들에게 ’너나 잘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의료혜택을 저소득층에게도 균등하게 제공하는 정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국회와 행정부에 있을 것입니다. 자연 환경파괴를 비롯하여 먹지말아야 할 짐승들 함부로 먹는 퇴폐문화도 당연히 죄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때를 인종차별의 기회로 삼는 못난 인간들의 죄도 한몫 할 것입니다.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다니지 말라는데 말 듣지않고 파티하고 몰려다니는 못난 사람들에게도 있을 것입니다. 예배당 문 닫으라고 하는데 자기네 교회는 하나님이 보호하사 코로나가 못들어 온다고 큰소리치다가 감옥에 들어간 목사들에게 있을 것이고, 마스크나 의료제품을 사재기해서 돈벌려고 하는 악한 장삿꾼들에게도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가슴 아픈 것은 코로나가 인간 귀천과 상하를 구별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것도 저소득층이 몰려있는 동네에 가장 많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예방의학을 도외시하는 미국 의료시스템의 문제가 있고 그래서 공공위생을 지켜내기 어려운 주거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당해내야 하는 아픔의 현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렇고, 우리 교회도 잘못한 것이 많습니다.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가 많습니다. 해야 할 일 하지 않은 죄 하지 말아야 하는 짓 한 죄가 많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지나간 후 세상은 변할 것입니다. 교회도 변할 것입니다. 무엇이 우리교회가 반드시 붙잡고 지켜내야 할 ‘필연적인 것’(essential)이고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살아야 할 것인지 지혜롭게 분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예배당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예수의 사람으로 성도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해 내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기동력이 약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주님이 말씀하셨는데 예배당 울타리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런대로 해내지만 움직여서 사람을 살리는 일에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번 어렵고 아픈 때를 지나면서 교회도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오늘은 고난주일입니다. 특별새벽기도회 영상이 매일 아침에 나갑니다. 성금요일 십자가 칠언 말씀 묵상도 한영합동으로 영상예배로 드립니다. 물론 부활주일 예배도 11시에 한영합동으로 드립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겨우 지켜내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정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 물러나고 모든 것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 올해 부활의 새벽은 그 어떤 때의 그것보다 더 생생할 것입니다. 죽음의 권세가 물러나고 예수 생명 승리가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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