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교회 빵점 하나님 백점
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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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03 [12:3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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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NY)

엊그제 날이 너무 화창해서 Fort Totten 공원에 나가보니 사람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두사람 이상 모여있지 말라는 행정명령을 어겼는지 경찰에게 티켓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고 걸을 때 다른 사람에게서 6피트 이상 떨어지라고 했으니 서로들 피해가느라 난리였습니다. 저는 걷다가 아내가 소리를 질러 놀라 돌아보았더니 자전거 탄 부부가 내 옆을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큰 일 난 줄 알고 놀라 화가 나서 “그만 좀 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서로 한 마디도 안했습니다.

 

이런 어려울 때 교회가 뭘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저도 사역자들에게 “더욱 교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필요한 일을 찾아서 잘해야 한다”고 부담을 줍니다. 목사들 놀고 먹는다는 소리듣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해서 뭘 보여주어야 한다고 눈치를 줍니다. 그런데 지금 교회는 예배당 문만 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도 닫아야 합니다. 며칠 전 우리 이웃교회 전도사가 교회에서 나오다가 경찰에게 잡혀서 150불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회는 ‘비필수적 사업체’(non- essential business)이기 때문에 교회가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불법행위가 된 것입니다. 주중 모든 것 중단해야 하고 주일 영상예배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이 교회에 나오는 것도 관계당국이 비공식적으로 양해를 해준 것입니다. 영상예배 준비를 위해 교회에 나와도 잘못하면 비필수적 사업 불법행위입니다. 지금은 목회자들이 무엇을 잘하려 하기 보다는 주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깨닫고 체험할 때입니다. 교회가 뭘 못해 빵점이어도 하나님 역사가 백점이면 되는 것입니다.

 

요즘 뉴욕의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은 상쾌한데 한국과 미국 곳곳에서도 뉴욕에 사는 우리를 걱정하는 안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후러싱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엠헐스트(Elmhurst) 병원에서 몇일 전 십여명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나왔습니다. 초현실적(surreal)인 현실입니다. 큰 딸이 집에 왔는데 뽀뽀 한번 못해줬습니다. 딸이 온 후에는 신발도 집 안으로 들여놓지를 않습니다. 나 스스로 병균이 제일 많은 인간인 것처럼 느껴져서 나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프지 않길 바래서입니다.

 

기도가 간절합니다. 새벽에 눈뜨면 가장 먼저 저는 항상 “하나님 감사합니다”였는데, 이제는 “하나님 우리 교인들 지켜주세요. 우리 아이들 지켜주세요. 나라와 이 민족, 이 교회를 지켜주세요” 지켜달라는 기도뿐입니다. 특별히 지난 몇주간 악성 가짜뉴스로 시달렸기 때문에 얼마나 마음졸였는지 모릅니다. 교인들은 물론이고 사역자 가운데 한사람이라도 아프지 말아야 하는 것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교회라는 가짜뉴스 악소문이 두려워서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차원을 달리합니다. 어제 뉴스에 보니, 로드아일랜드 주지사가 뉴욕 번호판을 단 자동차가 자기네 땅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주말에 뉴욕 부자들이 많이 오가는 별장에서는 뉴욕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확인되면 경찰이 찾아가 두 주간 강제 자택격리 시킨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과 뉴저지 그리고 커네티컷 일부의 통행 차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성령은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역사했습니다. 요즘 새벽기도 사무엘서 말씀에 계속 반복되는 내용도 인간적으로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울이 하나님 말씀 순종하지 않으니 믿음이 없게되고, 그러다 보니 불안하고 조급해 지면서 더욱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에 빠지는 것입니다. 사울이나 다윗 모두가 위기를 맞이하지만 다윗은 고난의 때에 더욱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죄를 지었어도 회개함으로 더욱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하나님만 바랄 때 입니다. 이런 때는 사람이 뭘 잘하려 애쓰는 때가 아니라 기도하는 때입니다.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먹고 사는 것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주거공간이 협소한 집에 갇혀있으면서 식구들이 원수같이 느껴지기가 쉬울 것입니다. 회복의 시간이 짧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광야에서는 복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부를 누리는 꿈을 꾸는 때도 아니고, 남들과 경쟁해서 잘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인도와 예비하심을 믿고 하루 하루 살아내는 것이 목표 입니다.

 

예배당에서 못 모이니 가정이 예배당이 되는 때입니다. 이스라엘 민족 2,000년 디아스포라 역사가 예루살렘 성전(temple) 신앙에서 회당(synagogue)으로 그리고, 결국 가정(family)이 신앙을 지키는 중심이 되면서 위대한 신앙을 가진 민족으로 살아났습니다. 이 기간,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가정이 교회가 되는 기회 주시는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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