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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종 ∙ 다민족 전도를 생각한다
한인교회, '우리끼리’라는 틀 벗어나는 것이 우선되어야
피터 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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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30 [03:45]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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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가 하루가 멀다 하고 변모해 가고 있다. 도심을 중심으로 밀려드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새로 짓는 아파트와 상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해 발표한 UCLA앤더슨연구소 보고서(Anderson Forecast)와 채프만 대학교의 경제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캘리포니아 주의 평균 인구성장률은 0.5%로 향후 2년간 주민 70만명의 유입으로 주 인구는 3,970만명에서 404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시장은 지역별 건축규제 완화, 개발업자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캘리포니아의 높은 주거용 건축물 수요로 인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2020년까지 주거용 건축물은 매년 14만호 이상 건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로스앤젤레스는 202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예정되어 있어 인구 증가와 도심의 발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제 2000년도 20년이나 지난 2020년을 맞아 LA 지역의 한인 교회들의 시각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 특별히 전도에 있어서 말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유학생과 이민자들의 감소로 새신자는 늘지 않고, 자녀세대의 교회 이탈과 교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성도들이 줄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하는 실정이다.

 

이제 LA는 다수계가 따로 없이 다인종과 다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발전하는 글로벌한 도시다. 누가 주류라고 말할 것도 없이 백인과 흑인, 라티노 뿐만 아니라 한인을 비롯한 다양한 소수의 민족들이 뒤엉켜 조화를 이루어 사는 곳이다. LA 지역 한인교회들은 비록 한인들의 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더라도 하나님 나라 확장에 있어 우리의 고정된 시선을 좀 더 넓게 멀리 내다보아야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민족 전도전략 성공한 오아시스교회

 

▲ 오아시스교회는 LA 윌셔와 놀만디 길이 만나는 곳에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지난 2013년 베버리힐즈에서 LA 한인 밀집지역으로 자리를 옮긴 오아시스교회(Oasis La Church)는 백인 중심의 교회에서 다인종을 염두에 둔 전도전략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그 덕에 현재 오아시스교회는 출석교인 3,000여명에 등록교인은 4,000여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전체 교인의 70-80%가 20대에서 40대의 청년층이라는 것과 이제는 더 이상 다인종, 다민족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도들 대부분이 영어권인 젊은 층인 탓에 굳이 구분을 지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오아시스교회는 지난해 10월 교회의 리더십을 교체했다. 창립자인 필립 와그너 목사는 여전히 교회의 담임이지만 줄리안 로우(Julian Lowe) 목사를 선임목사(Lead Pastor)로 세워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 줄리안 로우 목사는 지난 2019년 10월 공식적으로오아시스교회의 새로운 리드목사로 위임받았다

 

로우 목사에 의하면 오아시스교회는 지난해 1-2월 사이에 백투스쿨 이벤트를 열어 지역주민 300명을 초청해 학용품과 선물을 공짜로 나눠주고 그들과의 접촉점을 마련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여름 4개월 동안에 약 100명이 세례를 받고 이후 계속해서 성장추세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플랜을 생각하면 하나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가 확장되길 원하십니다. 교회가 윌셔와 놀만디 길에 있지만, 근처에 사는 사람들만이 교회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샌퍼난도 밸리, 리버사이드 등 30-50분을 운전해서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가운데 매주일 마다 교회에 나오지 못해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20년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샌퍼난도 밸리, 더 정확히 말하자면 노스 헐리우드에 교회를 세우려 합니다. 두 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더라도 우리 교회는 하나입니다. 아직 예산도 없고, 빌딩도 없고, 자원도 없지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을 기대합니다.”

 

남미 다민족 공동체 베다니교회

 

▲ 이스트 LA 지역 아담스 길에 있는 베다니교회 입구     © 크리스찬투데이

 

USC대학교 근처 이스트 LA 지역에는 흑인 교회들이 밀집되어 있다. 흑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지만 이 곳 아담스 길에 라티노 교회가 오래 전부터 자리하고 있다. 올해로 42주년이 되는 베다니교회(Bethany Church)는 과테말라 출신의 A. 레예스(Adalberto Reyes) 목사가 가족과 함께 개척했다. 

 

1978년 개척 당시 지역 흑인 교회들의 괄시가 심했지만 지금은 지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중 하나로 성장했다. 출석교인 400여명 중에 과테말라인이 70%이고, 나머지가 멕시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니콰라구아, 페루 등 남미의 다민족이 함께 하는 교회다.

 

베다니교회는 개척 때부터 지금까지 화요일, 목요일, 주일, 매주 세 번의 예배를 드려오고 있다.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 레예스 목사는 교회 입구에 영어와 라틴어는 물론 한국어로도 “우리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문구를 써놓아 타인종에 대한 배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레예스 목사는 목회에 있어서 주변의 흑인 교회나 커뮤니티와의 교류가 아직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 레예스 목사는 30대 초반에 과테말라 국회의원을 지냈다. 선교학자인 이길소 선교사와 함께 한국을 3회 방문한바 있고, 인천숭의교회창립 85주년에 강사로 부흥성회를 인도했다.     © 크리스찬투데이

 

“지난 성탄절에 드라마 성극을 준비하면서 주변의 흑인 교회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받아주는 교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라티노와 하나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담스 거리 구간의 지역 복음화를 위해 추수감사절, 성탄절 또는 큰 행사 때 마다 초청장을 보내는데 와서는 먹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예배 스타일이 다르고, 여전히 하나 되기 힘든 민족적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베다니교회는 작년에만 과테말라에 6개의 교회를 세웠다. 지금까지 미국, 멕시코,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페루, 베네수엘라 등 9개 나라에 총47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레예스 목사는 교회에 헌금이 모아지면 교회를 세우는 마인드를 한국에서 배웠다고 한다.  

 

“교회를 세우면 5개의 교회에 물질의 후원을 지속하고, 다른 교회들은 자립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현지의 목회자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과테말라만 해도 26개의 부족이 있습니다. 아직도 라틴어를 못하는 부족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꼭 그 부족 언어를 하는 사람을 목회자로 세워야 합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 다르기 때문에 다른 부족의 지도자를 데려다 세우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베다니교회는 매년 주님의영광교회를 빌려서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초교파 라틴아메리카 교회들의 청년 집회를 주도한다. 거의 2,000명 이상이 모인다고 한다. 또한 오는 2월에는 과테말라 수도 콰테말라시티에 신학교를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성도들의 홈처치격 제일중인침례교회

 

▲ 제일중인침례교회는 3개 언어로 예배를 드린다     © 크리스찬투데이

 

LA 다운타운을 가로지르는 북쪽 방면 110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보면 차이나타운이 끝나는 지점의 오른쪽에 십자가가 높게 선 아름다운 교회를 발견하게 된다. 올해로 68주년이 되는 제일중인침례교회(First Chinese Baptist Church, 이하 FCBCLA)는 이스트 LA와 차이나타운 지역 중국계들에게 홈처치(Home Church)이다.

 

평일 오전에 방문한 FCBCLA는 막 성경공부를 끝마치고 나오는 성도들로 줄을 이었다. 평일에는 거의 교회문이 닫혀있는 한인교회와는 전혀 대조적인 모습이다. FCBC는 주일 3번의 대예배 이외에 월요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요일에 각 부서별 모임과 성경공부, 기도모임이 있다. 미주에 있는 어느 한인교회가 이 만큼 열심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출석교인이 3,000명에 이르는 FCBCLA는 예배를 영어, 만다린어(Mandarin), 광둥어(Cantonese) 등, 세 개의 언어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있다. 주일학교는 어린이, 유스그룹, 대학부, 청년부는 물론 결혼한 커플과 가정 그리고 시니어 그룹까지 있어 평일에도 성경공부 모임과 친교모임을 진행한다.

 

▲ 주보에는 예배와 부서별 모임이 빼곡히 적혀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FCBCLA 담임 베니 웡(Benny Wong) 목사는 성도들의 다수가 중국계이지만 영어예배와 영어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육성은 물론 다민족에게도 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중화인들뿐 아닌 다운타운 주변에 사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의 예배 참석이 늘고 있다고 전한다.

 

위에서 한인교회가 아닌 우리와 이웃하는 LA 지역 세 곳의 타문화 교회를 엿보았다. 한결 같이 역동적이며 살아있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의 특색들은 있지만 한인들만 모이는 한인교회의 ‘우리끼리’와 같은 의미의 단어는 연상되지 않았다.

 

전도할 대상자가 없다고만 하지 말자. 교인을 늘리기 위해 다른 교회 교인이라도 데려와 자리를 채우려 하지는 더욱 말자. 로스앤젤레스는 소위 교회들에게 있어 전도의 황금어장이다. 2019에서 2020으로 숫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도 바뀌어야 한다. 전도를 꼭 한인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오래전 한인교회가 부흥했던 때만을 추억하지 말자. 믿음의 경주에서 한인교회들이 잠자는 동안 타 커뮤니티 교회들이 저 만치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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