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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째 이어지는 성탄에 드리는 어느 특별헌금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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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26 [11: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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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가까이 매년 성탄이 되면 500불의 헌금을 우편으로 보내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표에는 이름과 주소 그리고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데 그 분의 수표에는 이름은 있지만 주소와 전화번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헌금을 받아도 보낸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분이 필자가 섬기는 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어머니 권사님 때문입니다. 그 분의 어머니는 우리 교회를 통하여 세례를 받으시고 집사와 권사 임직을 받으셨습니다. 그 분이 특별한 것은 어머니 생전에는 교회를 출석하셨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한 번도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출석을 하실 때에도 교인들과 교제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심지어 필자하고도 악수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축도를 마치면 곧 바로 누구와도 인사하지 아니하고 속히 교회당을 떠나시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그 분이 어머니와 함께 앉으시는 자리는 늘 같은 자리로 맨 뒤 자석이었습니다.

 

교회에 출석을 하지 않으면서도 매년 성탄이면 헌금을 보내오셨는데 필자가 섬기던 교회가 33 년 동안 사용하던 건물을 매각하고 8 개월 전에 새 장소로 이사를 하고 나서 교회가 이사한 사실을 알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성탄이 되어도 그 분의 헌금을 받지 못하리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수일 전 새로 이전한 교회 주소로 헌금을 보내온 것입니다. 이 분이 특별한 것은 40여 년 전 부자들이 사는 베벌리힐스에 저택을 구입하셨습니다. 당시에 들려지는 소문으로는 비벌리힐스에 한인이 거주하는 집이 한두 채 밖에 없을 때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 권사님에게 아들 집을 구경 시켜 달라고 몇 번 부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분의 집을 가보지 못했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자랑하고 싶어서라도 이웃을 초청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그 분이 타고 다니는 차는 오래된 고물 자동차입니다. 한 번도 새 차나 명품차를 타시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만날 때마다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십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장례식 때만 넥타이 맨 것을 보았지 그 외에는 수십 년 동안 양복 입은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15-6년 전에 우연히 맥도널드 식당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홀로 조촐한 아침 식사하는 것을 목격하고서 함께 자리 했었습니다. 그 때 그 분에게 평소 긍굼해 하던 것을 용기 내어 물어보았습니다.

 

사장님은 사업에 크게 성공하시어 큰 부자로 알고 있는데 어찌하여 늘 허름한 옷에 헌차만 타고 다니십니까? 그 물음에 그 분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을 하시었습니다. “목사님! 저에게 이 옷과 똑 같은 옷이 10벌 있습니다. 늘 같은 옷을 입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일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인과 같은 그 분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부자이지만 부자가 아닌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게 하려고 변장을 하고 다니는 것입니다. 사업상 항상 몸에 큰돈을 지니고 다니셔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비록 소유한 것이 넉넉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하여 명품으로 치장을 하며 분에 넘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정 반대의 삶을 살고 계시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소망하는 부와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그것을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아니하고 조용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2019년 성탄을 보내면서 그 분의 섬김과 삶을 생각하면서 큰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노력의 결과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교회 출석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 은혜를 잊지 아니하고 수십 년 째 성탄 헌금으로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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