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교육
질문과 토론 중시하는 ‘하브루타’의 정신은 “자녀는 부모의 첫 제자”
탈무드 공부법인 하브루타에 교계가 주목해야 할것은 질문 통한 교육적 방법론보다는 그 방법 통한 신앙교육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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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03 [09:2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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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브루타의 문화적 접근법에도 힘쓰고 있는 하브루타 문화협회 이성준 이사     © 크리스찬투데이

 

2010년 서울 ‘G20’ 폐막 기자회견.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최국 한국을 배려해 한국 기자들에게만 질문의 기회를 줬다. 그러나 질문하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어색한 침묵 끝에 기자 하나가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중국 CCTV 기자였다.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하겠다는 그를 오바마 대통령은 막아섰다. 한국 기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 기자들 누구도 질문하지 않았다. 결국 질문의 기회는 중국 기자에게 넘어갔다.

 

사실 한국인이라면 기자들이 질문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단지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들에게 ‘질문’이라는 것은 집단에서 튀는 행동 또는 주어진 과정을 나아가는데 있어서 ‘맥을 끊는’ 방해 요소로 여겨지기도 한다. 질문하지 않는 한국인들 그리고 질문과 말하는 것을 곱게 보지 못하는 사회.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미주 한인 사회에서도 별반 다름이 없어 보인다.

 

한국 교육 방송은 지난 2014년 <왜 우리는 대학을 가는가>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앞서 사례를 소개하며 질문이 편하지 않은 한국의 대학 교육을 소개했다. 이들은 작은 실험을 통해 서구식 대화법 모델을 소개하며 질문과 말하기로부터 얻는 학습 능력이 한국에서 보편화한 소위 주입식보다 뛰어나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유대인의 학습법인 하브루타를 주목했다.

 

‘하브루타’. 어쩌면 미주 한인들도 한번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하브루타가 본격적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다큐멘터리 방송 등에 소개된 후 더 큰 관심을 불러왔고 현재는 공교육의 일환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보편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는 지역만 다를 뿐 같은 언어와 민족들이 모여 사는 이곳 미국에서도 하브루타에 대한 관심은 이미 태평양을 넘었다. 올해 초 남가주에 자리한 한 교회에서 하브루타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자녀를 둔 많은 부모가 참가해 관심을 드러냈다. 이렇게 덩치가 커지다 보니 드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하브루타’가 무엇인가? 그리고 한창 유행처럼 번졌던 ‘유대인 교육법’과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브루타 문화협회 이성준 이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장신대와 미국 아주사 퍼시픽 대학에서 석사를 마쳤으며 현재 미국 풀러 신학교 박사과정에 있다. 하브루타와 관련 아메리칸 쥬이시 대학에서 쥬다이즘 프로그램을 공부했고 현재 한국 하브루타 문화협회를 비롯해 IK하브루타교육연구소 소장 등을 맡은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얼마 전 나성영락교회에서 가진 하브루타 세미나에 주 강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하브루타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성준 이사는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 “한국의 하브루타요? 아니면 유대인의 하브루타요?” 사실 그의 역질문엔 하브루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는 한국 교육계에서 바라보는 하브루타와 실제 유대인 학교에서 만난 하브루타는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 교육법의 모양새를 보자면 짝을 지어 어떤 주제에 관해 토론하고 질문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바로 이 하브루타가 가진 교육적인 방법론을 주목한다. 그러나 이성준 이사가 유대인의 삶 속에서 겪은 하브루타는 하브루타의 방법론보다는 그 방법을 통한 정체성 교육, 즉 그들의 역사,신앙,전통의 뿌리문화 전수도구라고 한다. 유대인 교육에서 하브루타는 탈무드를 공부하는 원칙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탈무드를 공부하면서 혼자 하지 말 것, 그리고 질문으로 하라는 것을 강조한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방법론과 문화적 접근, 이 두 부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하브루타의 본질과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말로 설명하기’가 가진 학습효과     © 크리스찬투데이

 

한국 교육계에서 지금까지 다양한 서구식 교육법이 도입됐지만, 하브루타만이 유일하게 공교육으로 들어갔다. 2015년 초 한국의 한 지방 교육청이 만든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을 만들자’라는 슬로건은 이내 여러 교육청이 시선을 끄는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주입식 교육의 대안으로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을 위해 공교육은 하브루타 방식을 주목했고, 이를 통해 학생이 질문을 가져오게 만드는 분위기를 교육 현장에 불어넣었다.

 

한편 유대인들이 이를 통해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고 뿌리문화를 다음 세대에게 전수하는 것에 주목한 이성준이사는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방법이 아닌, 이 말씀을 ‘강론’하라(신6:7)는 하나님의 명령이며 다음세대가 위기인 한국기독교의 현실은 본질적으로는 주일학교의 수가 줄은 문제가 아닌 신앙전수의 실패했다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개신교도들은 하브루타를 교육을 통한 선교적 기회로 여기기도 한다. 이성준 이사 역시 하브루타가 가진 선교적 역량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이사는 “하브루타와 관련 부모 교육을 하면 이른 아침에도 많은 학부모들이 배우러 온다. 하브루타를 통한 교육선교를 생각하게 된다”고 말하며 문화적 본질을 지닌 하브루타의 확장 가능성에 힘을 둔다.

 

이성준 이사는 하브루타가 가진 방법론적인 장점을 살리고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하브루타의 진짜 본질인 인성과 신앙교육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싶다고 한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역사 하브루타를 집필한 동기이다. 이스라엘 역사는 성경이기에, 그는 ‘역사 하브루타’라는 이름으로 기업 강의와 일반 공교육 강의에서도 하나님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실제 나성영락교회 세미나 등을 통해 하브루타가 가진 본질에 대해 강의했다. 특별히 개신교들이 하브루타를 접함에 있어서 비복음적이라는 염려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이것이 가진 방법론을 살리되 여기에 신앙과 복음으로 재해석된 하브루타를 통해 세대 간 신앙 전수도구가 되어야함을 강조한다.

 

한국에서도 이제 방법론적인 하브루타의 흐름이 문화적 접근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회들이 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하브루타가 가진 본질을 이해하며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이성준 이사는 “하브루타의 본질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며 “자녀는 부모의 첫 제자”라고 하는 하브루타의 정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 분 하브루타 교육의 바람이 이제 미주 한인교회로 불어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벌써 몇몇 교회들이 세미나를 준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브루타가 가진 방법론적인 측면만을 강조해 접근하는 것은 그 본질을 알기 힘들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하브루타가 가진 방법론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이 교육법이 가진 본질적 메시지도 함께 적용하는 노력도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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