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약식을 만들며 까마귀를 다짐하다
서인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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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14 [11:4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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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이라는 단어가 있다. 일상탈출을 뜻하는 이 말이 몇일전 바로 나에게 행복하게 다가섰다. 몇십년 기자생활을 하던 중 졸지에 홈텔을 경영하게 된 것이 9년전에는 엄청난 일탈이었으나 이제는 일상이 되어있는 차에 이틀전에 내가 약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에 가 있었다.
5분, 10분도 쪼게어 쓰고 있는 내 시간표에서 3시간은 정말로 화려한 외출이었기에 일탈이라 칭하고 있다.

그런데 약식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 듣다가 내 마음은 성경 속 까마귀를 불러내고 있었다.
즉 신라의 소지왕이 궁을 떠나 외출을 하였는데 갑자기 까마귀가 나타나 왕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려주었단다. 지금말로 하면 테러를 당할수 있다는 암시였다. 왕은 즉시 환궁하여 반역을 꾀하려던 신하와 궁주를 화살을 쏘아 죽임으로서 자신의 생명과 권력을 유지할수 있었다. 이날이 정월 대보름이었기에 왕은 매년 1월 15일이 되면 까마귀가 좋아하는 찰밥을 지어 가까귀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했던 것이 약식의 유래란다.

그런데 까마귀는 성경(열왕기상 17절)에도 등장한다. 이스라엘의 최대 선지자인 엘리야가 자신의 말이 없으면 수년동안 가뭄이 들것임을 아합왕에게 예언한 후 그릿 시냇가에 은거하고 있을 때 아침 저녁으로 먹을 것을 날라다 준 것이 까마귀였지 않는가.

전통방식대로 2-3시간 찜기에서 중탕으로 익혀내는 시간동안 내내 마음에 다가서는 것은 소지왕을 살린 까마귀도, 선지자 엘리야를 살린 까마귀도 다 중요하지만 이 시대에는 나 스스로가 까마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3년 6개월 가뭄들던 땅을 기도 하나로 비로 적시게 했던 위대한 엘리야 선지자도 한때 사막 한가운데 있던 로뎀나무 아래 기진맥진하여 누운채 자신의 생명을 이제는 거두워 달라며 하나님을 찾았는데 하물며 우리들이겠는가. 고단하고 지친 삶속에서 육신의 양식은 물론, 영적, 정신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내가 먼저 까마귀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약식을 배우며 새삼 되새겨본다. 영적 도움을 주는 까마귀 같은 기독언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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