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인생을 풀어가는 코드
박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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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6/18 [00:0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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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루카도가 쓴 글을 읽고 깊이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다.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이다. 어느 교회에 새로 부임한 목사님이 첫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이른 시각 교회로 갔다.

차안에서 잠시 그 날의 설교를 묵상하던 목사님이 조용한 걸음으로 교회 정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키를 따고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알람 장치가 된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 고요하던 교회당이 순식간에 요란한 소리와 혼돈 속에 휩싸이게 되었다. 당황한 목사님이 알람 장치판을 열고 나름대로 열심히 오프셋(off-set) 코드를 눌러 보았지만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한참 뒤에 경찰이 달려 왔고 경찰의 조치로 알람은 꺼졌지만, 경찰의 핀잔을 피할 길이 없었다. 경찰이 물었다. “당신이 누구요?”“저는 이 교회 목사입니다.”“아니, 목사라는 양반이 어떻게 교회의 경보기 하나 끄지 못한다는 말이요?”엉겁결에 목사님은“신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경찰은 심각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충고해 주었다고 한다.

“당신이 앞으로 이 교회에서 계속 사역하고 싶으면, 교회가 요란하고 혼돈스러울 때 그것을 끌 수 있는 코드(code)를 배워 두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런 경험이 없을까? 고요하던 천지가 갑자기 혼돈으로 변하는 경험 말이다. 조용하던 목양 현장이 어느날 갑자기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소란해 지기도 하고, 천사같던 사람들이 갑자기 원수가 되어 노도같이 덤벼드는 경우도 있다. 탄탄 대로를 달리던 사업이 어느날 갑자기 흔들리기도 하고, 행복하던 가정이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때도 있다. 이와 같은 때에 우리는 이 소요들을 잠잠케 하는 코드를 알고 있는가?

맥스 루카도의 고백처럼 신학교에서는 이런 코드들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갓 졸업하고 큰 포부와 꿈을 갖고 목회를 시작했던 사람들 중에 제대로 일어서 보기도 전에 상처를 입고 주저앉는 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필자가 잘 알고 지내는 목사님 한 분은 목회 상담학을 공부하시던 중 교수에게서“마음에 있는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나누어야 관계가 깊어진다”는 원리를 배우게 되었다. 여기에 도전을 받은 목사님이 그 다음 주일 교회에 가서 집사들을 모아 놓고 그 동안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다털어놓았다. 자신의 섭섭한 마음과 불평, 상처 등을 속 시원히 털어 놓았다. 그렇게 하면 자신을 솔직한 사람이라며 좋아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교회 안에 난리가 났다. “목사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 실망했다, 말이면 다 할 수 있는거냐, 등등”갖가지 말들이 난무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당황한 목사님이 자신의 교수를 찾아가“당신 말처럼 내 속의 모든 것을 다 나누었더니 교회가 난리가 났으니 책임지라”고 따졌다. 그랬더니 그 교수의 대답이 이와 같았다고 한다. “당신은 바른 시간에(at right time), 바른 사람에게(to right people), 바른 방법으로(in right way) 나누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 목회건 인생살이건 이론만으로 되지 않는다. 인생의 문제를 푸는 바른 코드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다. 삶 속에서 배워야 한다. 때로 넘어지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면서 배워 나가야 한다. 그것이 성장이고 성숙이다.
박성근 목사 (로스앤젤스 한인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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